요약

  • RFC 1881은 IPv6 주소 공간의 전체 관리를 IANA에 맡기고 IAB·IESG의 조언 아래 지역 및 다른 등록기관에 구체적인 할당 업무를 위임하도록 했다.
  • 주소 공간 자체의 가격과 등록 업무 비용을 분리하고, 심각한 관리 실패 때 위임을 거둘 수 있게 하면서 실제 사용 중인 주소를 보호하고 독점 및 약탈적 관행을 피하도록 했다.

1995년 12월의 RFC 1881은 인쇄하면 두 쪽이다. 그 안에 IAB와 IESG는 IPv6의 관리인, 배분 창구, 요금의 성격, 위임을 거두는 조건을 모두 넣었다. 특히 돈 이야기가 또렷하다. 주소 공간 자체에는 요금을 매기지 않는다. 등록기관은 장부를 운영하는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공공 창고의 번호에 가격표를 붙이지 않더라도 창구 직원의 점심값은 나간다. 어마어마한 주소 수를 약속하던 시기에 먼저 적힌 것이 청구서의 명목이었다.

문서는 인터넷 공동체를 위해 IANA가 IPv6 주소 공간을 관리한다고 인정했다. IANA는 IAB와 IESG의 조언을 듣고, 구체적인 배분 업무는 지역 및 다른 등록기관에 위임한다. 등록기관은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나 하위 등록기관에 주소를 배분할 수 있다. 개인과 조직은 알맞은 등록기관 또는 서비스 제공자를 통해 배분받는 구조다. 공통 자원의 관리 책임과 신청서를 처리하는 일상 업무를 분리한 것이다.

위임에는 되돌릴 수 있는 끈이 달렸다. 등록기관이 맡은 주소 공간을 심각하게 잘못 다뤘다고 IANA가 판단하면 통지와 운영 영향 검토를 거쳐 위임을 철회할 수 있다. 동시에 문서는 이미 사용 중인 주소를 취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한다. 압도적인 기술적 이유가 있을 때만 예외가 된다. 창구를 바꾸는 일과 그 창구를 통해 받은 번호로 운영 중인 네트워크를 끊는 일은 다르다. 실패한 관리자를 교체할 권한은 필요하고, 그 권한의 사용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했다.

수입의 용도도 제한했다. 거래 수수료를 포함해 IPv6 주소 공간과 관련해 얻은 돈은 등록 업무 비용에만 써야 하며 다른 활동을 보조하는 데 돌릴 수 없다. 주소 공간 자체에는 대금을 받지 않고 등록기관 비용만 회수한다. 이용자가 지불하는 것은 번호 조각의 소유권이 아니라 접수와 기록 관리다. 문서는 독점적 통제와 약탈적 관행도 피하라고 썼다. 번호가 풍부해져도 창구의 권력이 한곳에 몰리는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첫 분배를 위한 일감도 남겼다. IANA는 초기 IPv6 배분 계획을 만들되, IPv4 주소 보유자에게 IPv6 주소를 자동으로 배분하는 조항을 포함해야 했다. 위임과 철회를 둘러싼 조정 및 이의제기 절차도 앞으로 마련할 계획이었다. 두 쪽 문서는 최종 계획이나 신청 절차를 싣지 않았다. 당시 설계자들이 어떤 문을 만들고자 했는지는 보여 주지만, 실제로 어느 신청자가 문을 통과했는지는 다른 기록이 알려 준다.

RFC 1881은 1995년의 관리 구상을 압축한 문서다. 미래의 할당량이나 실제 요금표가 아니라, 넓은 주소 공간에 어떤 종류의 책임이 붙어야 하는지 남겼다. 공통 공간을 맡는 관리인, 구체적으로 번호를 나눌 창구, 실패하면 바꿀 수 있는 권한, 사용 중인 네트워크를 지킬 장치. IPv6가 커질수록 두 쪽짜리 약속의 무게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