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2002년 유럽 규칙은 기기 정보에 접근할 때 이용자에게 알리고 거부할 기회를 주도록 했다. 2009년 개정은 사전 동의를 요구하면서 통신 전달과 이용자가 명시적으로 요청한 서비스에 한정된 예외를 남겼다.
  • 영국 정보위원회는 2012년 당시의 일반적인 브라우저 설정으로는 동의를 충분히 표현하기 어렵다고 봤다. 자체 사이트의 배너를 여러 가능한 방법 중 하나로 제시했다. 2019년 Planet49 판결은 미리 체크된 상자를 유효한 동의로 인정하지 않았다.

브라우저의 스위치 하나

2002년 전자프라이버시 지침 제5조 3항은 이용자의 기기에 정보를 저장하거나 그곳에서 읽어 올 때 명확한 설명과 거부 기회를 요구했다. 통신 전달이나 명시적으로 요청된 서비스를 위한 좁은 예외도 뒀다. 쿠키가 유용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인정했다. 당시 브라우저의 포괄적인 쿠키 설정은 간편한 해법처럼 보였다. 한 번 정하면 수많은 사이트에 적용됐다.

그러나 전체 브라우저를 대상으로 한 설정은 개별 사이트가 왜, 얼마나 오래, 누구와 함께 정보를 쓰려는지까지 말해 주지 않는다. 이용자의 선택이 이뤄진 장소와 사업자의 요청이 나타나는 장소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다. 2009년 개정은 그 거리를 핵심 문제로 만들었다.

법의 동사가 바뀌었다

2009년 개정 지침은 명확하고 포괄적인 정보를 받은 이용자가 동의한 뒤에야 저장과 접근을 허용하도록 조문을 바꿨다.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효과적인 브라우저 설정도 동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부터 들어 있던 기본값을 곧바로 개인의 의사로 볼 수는 없다. 영국은 2011년 5월 국내 규정을 개정했다. 이제 사이트는 어느 화면에서 어떤 행동이 동의였는지 답해야 했다.

배너는 현장의 해법이었다

영국 정보위원회의 2012년 5월 쿠키 지침은 당시 대부분의 브라우저 설정이 충분히 세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이트가 그 설정만 보고 동의가 있다고 추정하기 어려웠다. 지침은 페이지 상단의 안내 막대 등 여러 방식을 언급했고, 위원회 자체 사이트의 배너도 사례로 들었다. 상황에 맞는 방식은 사이트가 고르게 했다. 웹에서 익숙해진 배너는 법 조문이 정한 단일 규격이 아니라, 브라우저가 감당하지 못한 선택을 사이트가 화면에 옮긴 결과였다.

이 변화로 질문을 던지는 쪽이 질문의 모양도 정하게 됐다. 사이트는 문구, 등장 시점, 버튼의 크기, 거절까지의 단계를 설계한다. 이용자는 선택을 눈앞에서 만나지만, 그 무대는 정보를 원하는 쪽이 만든다.

이용자보다 먼저 찍힌 표시

Planet49의 추첨 양식에는 쿠키 동의 상자가 이미 체크돼 있었다. 저장을 피하려면 방문자가 표시를 해제해야 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019년 10월 1일 그런 방식으로는 유효한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저장하거나 읽는 정보가 개인정보인지 여부는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 쿠키의 지속 기간과 제3자의 접근 가능성도 알려야 했다.

판결의 대상은 구체적인 추첨 양식이었다. 그럼에도 흐름은 선명하다. 브라우저의 큰 스위치에서 사이트의 안내 화면으로 이동한 선택은, 결국 화면의 초기값까지 심판대에 올랐다. 사이트가 미리 답을 써 놓고 이용자의 선택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