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미국은 10월 9일 국제형사재판소를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통신, 인터넷 소통 서비스,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특정 거래를 허용하는 일반허가 14호를 발행했다.
  • EU 집행위원회는 10월 23일 역내 사업자에게 재판소 서비스를 기존대로 제공하라고 했다. 일상 운영과 지급 등을 다루는 별도 일반허가 13호는 2027년 4월 7일 만료된다.

제재 명단에는 기관 이름 하나만 적힌다. 그 기관의 업무는 도메인, 이메일, 직원 인증, 문서 백업처럼 여러 회사의 서비스 위에서 돌아간다. 국제형사재판소를 겨냥한 미국의 10월 9일 결정은 이 간극을 드러낸다. 미국 재무부는 재판소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같은 날 디지털 기능 상당수를 유지할 수 있는 일반허가 14호를 내놓았다.

허가문은 재판소와 관련된 통신의 수신·전송에 필요한 거래를 인정한다. 미국에서 또는 미국인이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 이메일, 메신저, 화상회의, 웹호스팅, 도메인 등록, 사용자 인증 등을 열거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항목에는 재무·인사 관리, 사이버보안, 데이터 저장과 백업·복구, 관련 클라우드 서비스가 들어간다. 재판소의 동결 계좌도 허가된 거래에는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공개 문서에 실제 공급업체 명단은 없다.

EU 집행위원회는 10월 23일 역내 사업자에게 재판소 서비스를 평소처럼 계속 제공하라고 통지했다. 유럽 인프라를 이용하는 SEPA 지급과 기존 결제 관행도 짚었다. EU는 미국과 외교적 해법을 찾겠다고 했지만, 서비스 업체가 오늘 처리해야 할 청구서와 계정 갱신은 그대로 남아 있다.

미국 문서 두 장의 시계는 서로 다르다. 일반허가 13호는 통상적인 운영·계약 유지와 지급을 미국 동부 서머타임 기준 2027년 4월 7일 오전 0시 1분까지 허용한다. 디지털 기능을 적시한 14호에는 그 만료일이 없다. 반면 14호도 열거된 기능과 조건 안에서 작동하며, 다른 제재 대상자가 낀 거래를 포괄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13호의 날짜를 이메일 서버의 종료일로 옮겨 적으면 문서 두 장을 모두 잘못 읽는 셈이다.

재판소가 어느 업체의 어느 시스템에 의존하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그릴 수 없다. 따라서 실제 서비스 중단이나 유지 실적도 여기서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더 구체적이다. 어떤 기능을, 어떤 허가 조항에 따라, 누가 계속 제공하기로 했는가. 제재 표시는 그 판단의 출발점이지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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