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NIA의 연표는 국가 도메인 .kr 도입을 1986년으로, KAIST와 하와이대학교 사이의 전용선을 통한 직접 인터넷 연결을 1990년으로 잡는다.
  • 그 전에도 EUNET, 이메일, CSNET으로 해외와 연락했다. 네 해의 차이는 미접속에서 접속으로 넘어간 시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반시설의 시차다.

한국이 인터넷에 ‘접속한 해’를 묻는 질문에는 한 가지 답만 있지 않다. 무엇을 접속으로 부르느냐가 먼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13년 한국인터넷백서는 국가 도메인 .kr의 도입을 1986년으로 기록한다. NIA가 게재한 Jeon Kilnam의 1997년 글은 별도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1990년 KAIST와 하와이대학교 사이에 전용선이 설치됐고, 이를 통해 인터넷에 직접 연결됐다는 것이다. 네 해 차이는 같은 사건의 날짜를 두 기관이 다르게 센 결과가 아니다. 서로 다른 기반시설의 시간표다.

국내 연구망은 더 일찍 시작됐다. ETRI는 1982년 5월 15일 서울대학교의 PDP-11과 ETRI의 VAX 11/780을 1,200bps 전용선으로 연결해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을 열었다고 설명한다. 참여 컴퓨터들은 TCP/IP를 사용했다. 1983년 1월 KAIST가 SDN에 합류했다. 국내 연구망이자 인터넷 프로토콜을 쓰는 망이었지만, 훗날의 KAIST–하와이 전용선과는 다른 연결이었다.

해외 교류도 1990년을 기다리지 않았다. Jeon Kilnam의 NIA 글에 따르면 SDN은 1983년 8월 네덜란드를 거쳐 유럽의 EUNET에 연결됐고, 같은 해 10월 미국과 이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1984년 12월에는 미국 지질조사국이 제공한 서비스를 통해 CSNET에 연결됐다. ETRI의 회고도 CSNET 연결 시점을 1984년으로 기록한다. 이메일, 학술 네트워크 간 연결, 직접 전용선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국경을 넘었다.

따라서 1986년에는 정확한 명사를 붙여야 한다. NIA가 기록한 것은 .kr 국가 도메인의 도입이다. NIA의 2018년 백서는 초기 .kr 이름이 kisa.or.kr 같은 3단계 구조였다고 설명한다. 한글 2단계 .kr 이름은 2003년, kisa.kr 같은 영문 2단계 이름은 2006년에 등장했다. 오늘 익숙한 도메인 형식도 한 번에 완성되지 않았다.

공개된 NIA 연표는 도입 연도만 알려준다. 첫 .kr 등록 이름이나 루트 존 위임 날짜는 제시하지 않는다. 그 시점까지 확인하려면 당시 위임 기록이나 최초 존 파일이 필요하다.

기능을 연도 옆에 쓰면 흐름이 분명해진다. 1982년 SDN과 TCP/IP, 1983~84년 해외 네트워크와 이메일, 1986년 .kr, 1990년 KAIST–하와이 전용선. 한국 인터넷은 하루에 켜진 스위치가 아니었다. 망, 메시지, 이름, 회선이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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